배를 타다

[정리] 여행 2007 2008.07.11 18:33 |
배를 탔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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커다람이 좋다.
엔진의 울림이 좋다.
바라보이는 해안가의 빛이 좋다.
의자에 앉은 느낌이 좋다.





엔진은 강하게 떨릴 수록 날 강하게 흥분시켰다.

머리를 감았다. 3일간의 노숙으로 난 머리를 3일간 감지 못했다. 샤워실은 화장실 내에 존재했다.

그 때 나는 함부러 주워섬기지 않았으며
나의 여행을 일거리로 삼지 않았으며
빨리 빨리 무언가를 깨닫고자 허둥대지 않았다.

난 그저 참을 수 없는 설레임.
그리고 그저 머릿 속 가득한 의문들.
그 행복한 의문들과 함께였다.
자, 배에서 보이는 바다를 보러 가자.



신기했다.
이렇게까지 큰 것이 가볍게 나아가면 거짓말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.
하늘로는 수없이 펄럭이는 깃발.
좌우로 희게 감겨드는 바다.
그리고 조용히, 하지만 확실히 나가는 배.
현실감이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 그리고 부드러움.

난 그제서야 진실로 바다가 도로라는 사실을 깨달았다.
세차게 밀려오는 바람에 난 섰으며, 그 바람을 나의 옆으로 기대어 밀었다.
난 앞으로 갔다. 그곳에서 바람을 받았다.

해안가의 불빛들은 밝고, 배는 그 불빛에 기대어 평행히 나아간다.
멀리 보이는 그 불빛의 끝은 갈고리처럼 끝이 꺾였는데, 이제 배는 그 끝을 지난다.
그 후로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배는 기세를 죽이지 않고 힘차게 나아간다.
젠장, 해군에서 있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.

여행은 내 정신을 높이 세운다. 민감해진다. 바꾼다.
이렇게 배를 타는 것또한 내 정신을 씻은 듯이 세웠다.
이탈리아 반도 너머, 난 새로운 사람을 만날 것이고 새로운 탈 것을 탈 것이며 새로운 티비 프로와 새로운 언어 그리고 담배 냄새 그런 것들이 좋았다.

일어나면 아직 지지 않은 새벽 별과 멀리 트는 동을 볼 수 있기를 바랬다.
내일은 그리스다. 난 정말 배를 타길 잘했다.

무슨 일이 있을까.
무슨 의문을 가질까.
어떤 사람을 만나고, 어떤 마음을 받으며, 어떤 것을 보게 될까.


일어났다. 아침 해가 그곳에 있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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배는 바다를 가르며 나갔고, 배가 가른 자국은 길고도 곧아 길처럼 바다에 남았다.
배가 나갈때, 물결은 그 좌우였고 밀려나는 좌우는 이내 거세게 깔려오는 물결의 위에 의해 사라졌다.
그때 물결은 수많은 단층이 햇빛에 비쳐 그 전체의 하나 하나가 돌처럼 빛났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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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람은 세찼다. 옷깃이 펄럭였고, 바람은 나를 뚫듯이 지나간다.
어떤 사람은 내가 있는 곳으로 오려다 오지 못하고 물러났다.
잠시 후, 한 사람은 벽을 짚어 오더니 간신히 이 곳에 다다랐다.
" 무슨 바람이 이렇게 세냐? "
우린 떠오르는 태양을 보았다. 빛났다. 등을 돌리자 바람이 그대로 느껴졌다.
그 펼럭임은 찢어질 듯한 소리와 함께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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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통과하는 바다는 굉장히 좁은 해협이었다. 이 곳은 과거 레판토 해전이 벌어졌던 바로 그 레판토다.>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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